강화 조양방직 카페 방문기
23년10월 1일
의식주衣食住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기본으로, 삶 자체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더욱 그렇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것도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젊을 때야 추위가 무섭지 않았는데 지금은 조금 걱정이 되기에 방한복을 찾는다. 인류가 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한지는 약 5 천년 정도 된다고 한다. 옷 또는 의복은 대부분 직물이나 가죽으로 만든다. 물레는 솜이나 털 따위의 섬유를 자아서 실을 만드는 기구이고, 베틀은 이 실을 이용하여 피륙(필로 된 베·무명·비단 등의 총칭)을 짜는 도구를 말한다. 기록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 있어서의 길쌈(섬유를 가공하여 피륙을 짜내기까지의 모든 수공(手工)의 일)에 관한 첫 기록은 기원전 3∼2세기에 나타난다. 또 한 삼국시대에 이미 기술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 말기 문익점에 의해 들어온 목화와 거기서 얻을 수 있었던 무명실은 우리 민족 衣생활에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획기적인 변혁을 가져왔다고 하니 문익점의 목화씨 반입은 이 땅의 민초들에게는 축복이었나 보다. 이전까지 주로 명주, 모시, 삼베 등을 짜서 의衣생활을 영위해 왔던 백성들이 목화를 이용하여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되었으니 의류역사의 전환점이 맞는 것같다.
물레는 문익점(文益漸) 선생의 손자인 문래(文萊)가 목화솜에서 실을 뽑아 감는 틀을 만들었다고 해서 문래(文萊)라 부르던 것이 변형되어 물레가 되었다고 한다. 물레는 목화송이에서'씨아'로 씨를 빼고, 솜을 풀어 이를 손으로 꼬아 실을 만들면서 고치에 연결하여 물레바퀴를 돌려 실을 감는다.
이런 도구를 이용하여 실을 엮어내 직물을 만드는 작업을 織造라고 하고, 이를 대량생산하는 것이 방직공장이다.
1910년 이전까지도 물레와 베틀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衣생활을 영위하여 왔는데, 근대화와 더불어 본격적인 방직산업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방직공장은 1915년 대구에 설립된 동양염직소(東洋染織所)로 일제가 세운 조선방직 보다 2년 앞서 설립되었다. 동양염직소가 설립되면서 수공업 위주의 대구 섬유산업이 본격적인 공장제 섬유공업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는 한국 섬유공업이 대구에서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의미와 한국 섬유산업의 중심으로 오랜 기간 명성을 지켜온 대구의 자긍심으로 기록되고 있다.
1917년 11월에는 일본 자본으로 부산에 조선방직이 설립되어 19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하였다. 조선방직은 일제 강점기 부산 지역의 제조업 시대를 연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이후 1919년에는 민족자본으로 경성방직(주)가 설립되어 일본인의 조선방직에 맞서 왔으며 이는 한국의 면직물 산업과 한국 시장을 보호하는 역할에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강화에 조양방직이라는 공장 터가 있다. 조양방직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설립된 강화 최초, 최대 방직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방직은 창업 후 1960년대까지 최고 품질의 인조직물을 생산하였다. 이후 조양방직 터는 다른 용도로 활용되다가 2000년대에 오면서 잡동사니가 쌓인 버려진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18년에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낡았으나 새롭고 옛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카페에 들어서면 옛 공장 건물을 살려 현대감각에 맞게 리모델링하여 놓았다. 우리 근대사에 있었던 기계라던가 풍물 등을 동선에 따라 배치하고 조경에 신경을 썼다. 큰 고목 나무는 그대로이고 공장 건물도 그 자리에 있는데 내부는 완전히 바꿔, 요즘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내부는 베이커리 매장이 있어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다. 휴식공간은 넓고 좌석도 창밖을 내다볼 수 있게 배치된 곳과 중앙에 배치한 자리 등 여러 형태의 모습과 테이블마다 옛스러움을 보인다. 또 다른 건물에도 많은 소품으로 꾸며져 공간 활용이 다양하다. 자칫 퇴락하고 누추하고 칙칙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을 감성적으로 잘 정리한 느낌이 든다. 야외는 경운기, 공중전화부스, 우체통, 정미소에서나 보던 원동기 등등, 산업화 시절의 다양한 물품들이 눈길을 끈다.
강화여행 중에 들렀던 조양방직 카페는 소소한 이야기와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시공간을 멈추어 놓은 듯, 우리의 근ㆍ현대사 모습을 간직한 조양방직 카페는, 나이 든 분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사람들에게는 감성을,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넓은 대지 위에 옛 공장 건물, 다양한 컨섭으로 꾸며진 공간, 아이들부터 노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소품 활용법이 독특하고 매력이 넘치는 카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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